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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에 욕하고, 거스름돈 내던지까지… '악질' 개인택시기사

승객에 욕하고, 거스름돈 내던지까지… '악질' 개인택시기사
불친절 89건… 법원 "운행정지"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10분 거리를 가면서 4차례나 다른 손님을 태우려 했어요. 뒷좌석에 타고 있는데 앞으로 갈아타라고도 하더라고요.”

“겨울에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탔습니다. 차창이 열려 있어 너무 추우니 닫자고 했지만 ‘술냄새가 역겹다’며 무작정 참으라고 하더군요. 다시 요청했더니 ‘역겹다’는 말만 돌아왔어요.”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김모(50)씨에 대해 제기된 민원 내용이다. 2000년 서울에서 개인택시 면허를 발급받은 김씨는 평소 승객들과 마찰이 잦았다. 불친절한 운행태도 때문이었다.

서울시 교통민원신고센터에는 김씨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그 결과 올해 4월 말까지 무려 89차례나 접수됐다. 승차거부 11건, 도중하차 7건, 욕설 등 불친절 60건, 부당요금 징수 5건 등 사유도 다양했다.

지난해 11월 김씨 택시에 탄 A씨도 봉변을 당했다. A씨는 김씨에게 ‘담배를 꺼달라’고 부탁했지만 묵살당했다. 여기까진 참을 만했다. 택시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길래 이의를 제기했더니 김씨는 되레 ‘길을 잘 모른다. 근데 어린 놈이 어디서 대드냐’고 화를 냈다. 게다가 요금 8,300원이 나와 1만원을 냈지만, 김씨는 거스름돈도 주지 않고는 바로 떠나버렸다.

관할 양천구는 수차례 김씨에게 경고조치를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올해 5월 초 “성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라”며 사업개선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김씨의 ‘불친절 운행’은 달라지지 않았다. 두 달 뒤 김씨는 모 병원 후문으로 가려는 손님을 정문에 내려주면서 욕설과 함께 “빨리 내려라”고 다그쳤다. 심지어는 거스름돈을 던지기도 했다. 8월에는 자신의 반말과 짜증에 불쾌감을 느낀 승객이 도중에 내려달라고 하자 난데없이 ‘무임승차를 했다’며 인근 파출소로 데리고 가버렸다. 양천구는 결국 60일간 운행정지 처분을 내렸고, 김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김종필)는 “거듭된 주의환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승객에게 불친절하게 대한 만큼 이 사건 처분이 재량을 일탈ㆍ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택시운송사업의 질서를 확립해야 할 공익적 필요가 김씨가 입게 될 경제적 불이익에 비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08.12.12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