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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콜 안받는 브랜드 콜택시’

콜 안받는 브랜드 콜택시’

 

ㆍ길거리 호객행위…타면 웃돈 요구 예사
ㆍ서울시 ‘택시 서비스 문화 개선’ 공염불

ㆍ시민들 왕짜증…市 “불법근절 제재 강화”



서울시가 택시를 친절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만들기 위해 도입한 ‘브랜드 콜택시’가 되레 시민들의 짜증만 돋우고 있다. 택시를 불러도 오지 않기 일쑤고, 심야시간에는 시외할증을 할 수 없음에도 부당요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임영수씨(가명)는 지난 7일 택시 때문에 좋던 기분을 확 잡쳤다. 임씨는 서울 무교동에서 오랜만에 만난 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밤 1시께 귀가하기 위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잠시 후 ‘손님이 계신 주변에는 콜 차량이 없다’는 안내문자가 날아왔다.

임씨는 황당했다. 눈앞에 친절콜과 나비콜 등 ‘브랜드 콜택시’ 여러 대가 빈 차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

불쾌한 기분을 가라앉히고 빈 택시에 다가간 임씨는 “안양까지 가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택시기사는 “미터기 요금에 5000원을 더 얹어주면 가겠다”고 했다. “이미 심야할증 시간이므로 중복할증은 불법 아니냐”고 따져 묻자, 택시기사는 “싫으면 관두라”고 쏘아붙였다.

그러기를 수차례, 임씨는 결국 모범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심야할증에다 5000원을 더 얹어주나 모범택시를 타나 요금이 거기서 거기라, 콜택시 기사와 입씨름할 바에 기분내면서 귀가하기로 마음먹은 것.

이런 풍경이 밤마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심야할증 시간으로, 시계를 벗어나도 시외할증 요금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많은 시민이 모르는 점을 악용, 콜택시들이 콜센터의 ‘호출’을 외면한 채 귀가를 서두르는 손님들에게 부당요금을 받고 있다.

택시기사에게도 시외운행을 거부할 권리는 있다. 하지만 웃돈을 요구한 후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했다면 승차 거부로 과태료(20만원)가 부과된다. 도착한 후 웃돈을 받은 경우 역시 부당요금 징수로 과태료(20만원) 부과 사항이다.

문제는 과태료가 운전자 개인에게만 부과돼 회사택시의 경우 ‘과태료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택시기사가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구청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독촉장을 보내는 일뿐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관계자는 “승차 거부나 부당요금과 관련한 신고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운전자 외에 운송사업자도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같은 불법이 근절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있지만, 몇몇 기사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며 “시민들이 전화 120번으로 신고하면 기사들에게 적절한 처분을 내리고, 그 결과를 신고인에게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월드콜·그린콜 등 기존 콜택시 회사들의 불만도 크다. 서울시가 ‘브랜드 콜택시’에 단말기 비용과 월운영회비 등을 일부 지원하는 바람에 회원(택시기사)들이 20% 이상 줄어 손님들이 콜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손님도 크게 줄어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결국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 것에 불편을 느껴 기존 콜택시를 외면한 시민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것이 ‘브랜드 콜택시’인 셈이다.

2009.5.12 스포츠칸

<엄민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