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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못받는 서울시 ‘해치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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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도시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해치택시'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다. 서울시가 디자인과 표시등 교체 비용을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바람에 개인택시 기사 및 사업자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하면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지 않으며 실용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산업을 도시 브랜드 서비스 업종으로 만든다며 서울의 상징 '해치'와 함께 서울 대표 10색 중 꽃담황토색, 서울시가 개발한 글씨체인 '서울남산체'를 활용해 해치택시를 만들었다. 해치는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며 정의로움의 상징인 동물이다. 서울시는 해치를 택시 양쪽 문과 표시등에 새김으로써 '안전하고 믿음직스러운 택시'의 느낌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40대의 해치택시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5월부터 4년에 걸쳐 총 7만2000대를 해치택시로 교체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사업자들은 "서울시가 대당 30만원에 이르는 해치택시 스티커와 택시 표시등 교체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토록 하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측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 비용을 왜 사업자가 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택시 기사들의 불만도 높다. 기사 김모(62)씨는 "서울시가 해치택시를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현황 조사 분석, 공청회, 시민 여론조사 등을 했지만 정작 택시 기사들은 "택시 기사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치택시 지붕에 부착되는 지나치게 큰 표시등이 여러가지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운동본부 대표는 "표시등이 커 공기저항지수가 높기 때문에 연료가 현행 택시보다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윤기 조선이공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표시등이 큰 만큼 제대로 부착이 안 되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사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의 반응도 냉담하다. 회사원 민병수(32)씨는 "디자인이 차별화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서비스질 향상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 네티즌은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택시가 이게 뭡니까'라는 청원을 해 11일 현재 656명이 서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표시등의 크기를 줄일 것을 검토하겠다"며 "시범운행을 통해 사업자, 시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세부 사항을 수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009.3.12 국민일보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