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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물 피해자 두번 울리는 ‘먹튀 주의보’

분실물 피해자 두번 울리는 ‘먹튀 주의보’

택시 등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분실물을 찾았다며 연락한 뒤 돈을 챙기는 신종 사기범들이 활개치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유실물센터 등의 인터넷 게시판을 열람한 뒤 마치 자신이 유실물을 보관중인 것처럼 속여 배송비와 사례금을 송금받고 연락을 끊어버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들이 물건을 분실한 뒤 유실물센터 인터넷 게시판에 신고하면서 이메일이나 전화번호 등의 연락처를 남기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대학생 O(26)씨는 지난달 11일 택시에서 현금 10만원과 신용카드 등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뒤 한 유실물센터 인터넷 게시판에 가방의 특징과 연락처 등을 올렸다가 낭패를 봤다.

글을 올린 다음날 자칭 윤모라는 사람으로부터 "가방을 갖고 있다. (내가) 지방에 있으니 짐을 (고속버스로) 부쳐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배송비를 포함한 사례비 4만원을 송금했던 것.

O씨는 그러나 고속터미널에서 몇시간을 기다렸지만 가방은 끝내 도착하지 않았고 윤씨라는 사람도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O씨는 "비록 피해금액은 별것 아니지만 사람을 가지고 장난을 쳐 상실감이 더 크다"며 관악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냈다.

윤모라는 이름을 쓰는 사기범에 당한 피해자는 O씨만이 아니다.

직장인 C(29.여)씨도 지난달 25일 택시에 가방을 두고 내린 것으로 착각하고 택시조합 유실물센터 게시판에 가방의 특징을 자세히 적은 글을 올렸다.

C씨 역시 윤모라는 사람으로부터 `가방을 주웠다'는 연락을 받고 택배비 3만5천원을 윤씨가 알려준 계좌로 송금했으나 가방과 윤씨 모두 `감감무소식'이었다.

며칠 뒤 C씨는 홍익대 인근 한 술집에서 자신이 두고 간 가방을 되찾고는 윤씨가 사기범임을 확신하게 됐다.

또다른 직장인 Y(40)씨는 작년 10월 제부도로 여행갔다가 고가의 카메라 렌즈를 잃어버렸다.

그는 곧바로 유실물센터에 신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모씨라는 사람으로부터 "나도 사진을 찍어봐서 심정을 잘 안다. 여기까지 오기 힘들면 고속버스로 물건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Y씨는 허씨가 알려준 농협 계좌로 13만원을 송금한 뒤 강남터미널에서 택배를 기다렸으나 물건은 오지 않았다.

인터넷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http://www.thecheat.co.kr)'에는 최근 이와 유사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사이트 관계자는 "유실물을 보관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을 경우 직접 만나서 받는 것이 가장 좋다"며 "사기를 당하면 즉시 수사 기관에 신고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9.2.3 연합뉴스 장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