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매 맞는 택시기사…사고 위험 ‘아찔’
[취재 현장] 매 맞는 택시기사…사고 위험 ‘아찔’ |
<앵커 멘트> 택시기사들이 취객들에게 폭행당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시면 택시 안 폭행이 저런 정도인가 하실 겁니다. 홍석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차량용 블랙박스에 녹화된 화면을 여러 개 입수해 취재를 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답변> 네. 매우 생생한 화면들이 많았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 번 보시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시속 80km로 달리는 택시 안입니다. 조수석에 탄 승객이 갑자기 기사의 얼굴을 마구 잡아챕니다.
<녹취> "죽어 여기서, 너하고 나하고. 너 내가 누군데 감히? 아 이 아저씨가 왜 그러는 거야?" 택시 기사가 급제동을 겁니다. 택시가 멈춘 뒤에도 승객의 폭행은 계속됩니다.
<녹취> "아니 집에까지 모셔다 드린다는데 나 한테 왜 시비냐고?" "이 XX야 여기가 집이냐고" "여보세요? 여기 고속도론데요." 심야에 달리는 또 다른 택시의 운전 모습입니다.
<녹취> "니가 해. 꺾었잖아 XX놈아" 자세히 보시면 택시는 차선을 넘나들다 겨우 멈춰섭니다. 고속도로에서 급정거를 한 택시나 차선을 넘나든 택시나 모두 위험천만한 상황입니다.
<질문2> 이런 일을 당한 택시 기사분들의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답변> 네. 우선 한 60대 후반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박승치(택시기사): "머리를 확 잡더니 팔꿈치로 이렇게 찍어서 안경이 떨어지면서 얼굴이 까이고...." 그런 일 당하면 운전대를 놔버리고 싶어요. 손자뻘도 몇째 손자 뻘한테 그런 일을 당하니 여성 택시기사의 경우는 아예 취객들을 만나는 게 무섭다고까지 말합니다. 한 여성 택시기사의 말입니다.
<인터뷰>여성 택시기사: "사람 몸이 닿으면 운전하는데 불안하잖아요. 손을 붙들더니 놔주지 않고 그랬어요. 그래서 핸들이 막 돌아갔고...." 드러나는 통계는 없지만 경찰서에 접수되는 택시 기사 폭행 사건만 전체 폭행의 절반이 넘는 점을 미뤄볼 때 상황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 버스 기사의 경우 폭행을 하면 가중처벌이 되지 않습니까? 택시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빈발하는 걸까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택시기사 폭행은 중범죄에 해당됩니다. 운전중 택시기사를 때리거나 협박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사망사고의 원인이 되었을 경우엔 최고 무기 징역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빈발하고 있는 건 아무래도 홍보 부족이 가장 큽니다. 버스의 경우처럼 어느 정도 관련 법이 알려져야 하는데 현재는 택기기사도 승객도 가중 처벌에 대한 법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또 주로 택시 뒷좌석에 손님이 타는 외국에 비해 조수석에 타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의 문화도 택시기사가 폭행에 더 노출되는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질문> 외국처럼 승객과 기사 사이에 차단막까지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택시기사나 회사들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에 차단막까지는 난색을 표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대안으로 보급된 게 차량용 블랙박스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생겼는데요. 차량 앞 뒤 촬영이 모두 가능하고 실내 녹음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원래 사고 판독 목적으로 개발됐다고 하는데 폭행 관련해서도 유력한 증거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법인택시의 경우 인천은 지난해 4월부터 5,500여 대에 장착됐고, 앞으로 경기도 택시 3만 여대 서울 법인 택시 2만여 대에도 장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블랙박스가 택시기사 폭행을 근절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2009.5.11 KBS 1TV 뉴스라인 [사회] 홍석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