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찾아주신 기사님. 살면서 이런 기사님은 처음 뵈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글쓴이 | XX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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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일시 | 2023-04-04 24시 20분 |
승차장소 | 압구정 |
하차일시 | 2023-04-04 24시 40분경분 |
하차장소 | 자곡동 |
신고일 | 2023.04.05 23:00 |
차량번호 | 서울 31 사 5478 |
내용 |
4월 4일 00시 20분 경 압구정에서 술이 취한 상태로 기사님의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탄 건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턴 기억이 끊겼고, 다음날 집에서 일어나보니 지갑이 없어졌더라구요. 카드나 앱에서 택시 결제 내역이 하나도 없어서 도대체 내가 어떻게 집에왔지? 싶었습니다. 상황을 되짚어보니 택시 안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것 같아, 제가 출발했던 업장의 CCTV를 통해 기사님의 차 번호를 알게되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기사님이랑 연락이 닿았는데 기사님이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젊은 친구가 술은 좀 취한거 같았는데 아예 인사불성은 아닌거 같고, 얘기를 몇마디 해보는데 아주 예의가 바르더라고~그리고 목적지에 다 왔는데 주머니랑 가방을 뒤져보더니 지갑을 못 찾는거야.. 앱으로도 뭐가 자꾸 안되고.. 그렇게 15분을 찾다가... '나도 젊었을때 안 저랬나.. 괜찮은 젊은 친구가 오늘 사연이 있었나보다.. 나쁜 친구는 아닌거같은데 나중에 연이 닿으면 그때 주겠지..'" 라는 생각이 드셨다고 해요.. 그러곤 그냥 절 보내주셨 답니다.. 그러시면서 지갑을 어디 경찰서에 맡겨 놓으셨다고 찾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퇴근길에 지갑을 찾고 너무 감사하고 또 결제를 못해드린 죄송한 마음에 다시 전화를 드려 감사하다 인사를 드린 뒤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말씀드린 뒤 계좌번호를 받았습니다. 이때도 마지막까지 '잘 찾았으니 너무 다행이고, 그날 집에는 별 일 없이 잘 들어갔는지, 지갑에 내용물은 다 있는지'를 걱정해주시더군요. 그리고 끝까지 사례비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으시고 지불하지 못한 택시비만 보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액수가 큰건 아니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불편할 것 같아 택시비랑 소정의 사례비랑 같이 보내드렸습니다. 요즘 사실 택시비 인상과 더불어 불친절한 기사님들로 인하여 저희같은 승객들이 그리 고운 시선만 있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저 또한 다른 기사님들에게 불쾌한 경험을 당한적도 많았었구요.. 하지만 제가 오늘 겪었던 이*범 기사님은 정말 아버지 같이 끝까지 걱정해주시며 진짜 어른이시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끔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기사님을 통해서 오늘 참 많은걸 배운것 같았고 기사님 덕분에 팍팍했던 저의 하루가 너무 따듯하게 마무리 되는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아마 당사자이신 기사님께 이 글이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전달이 된다면 아마 바로 알아차리실 거에요. 기사님! 단순히 지갑을 찾아주시고 호의를 베풀어 주신것을 넘어서 제가 오늘 너무 많은걸 배운것 같아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늘 안전 운전 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