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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세태…택시기사‘수난시대’

 

각박한 세태…택시기사‘수난시대’


취객들 가로막고 운행방해

욕설에 심하면 폭행까지

“우리가 화풀이 대상”한숨

 

‘이유 없이 가로막고, 운전대를 뺏으려 하고….’


대리운전업체가 늘어나면서 대리기사에 손님을 뺏긴 택시운전사. 여기에다 경제난이 겹치면서 늦은 밤 취객도 찾아보기 힘든 현실. 어쩌다 태운 취객의 넋두리를 받아주는 것도 모자라 이들에게 맞기도 여러 차례. 택시기사 수난시대다.


3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서울 동교동 차도에서 술에 취한 대학생 L(26)씨가 지나가던 K(53)씨의 모범택시를 가로막았다. L씨는 이어 발을 보닛에 올려 택시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K씨가 택시에서 내려 “차량 운행을 방해하면 되느냐”고 말하자 L씨가 “야 이 XX야”라고 욕하며 K씨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K씨는 코피가 나고 이 2개가 흔들렸다.


L씨가 택시를 가로막은 이유는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K씨는 “LPG 값도 오르고 손님 찾아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허무할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박한 세상에 택시가 화풀이 대상이 된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운행 중 손님이 택시 운전대를 뺏으려 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건도 일어났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택시를 천천히 몬다는 이유로 운전대를 뺏으려 한 혐의로 J(40.자영업)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J씨는 이날 오전 1시10분께 서울 창신동 도로에서 “왜 이렇게 빨리 못 가냐”며 택시기사 K(58)씨를 밀치고 직접 운전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K씨는 “취한 손님이 ‘택시 속도가 느리다. 내가 직접 운전하겠다’고 덤벼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기사의 운전을 방해하는 것은 엄히 문책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없는 손님 찾아다니느라 하루 종일 운전해도 사납금 채우기도 어려운 우리네 택시기사. 늦은 밤 손님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의무가 있는 그들이 무분별한 행동의 취객들에게 위협받고 있다.


조민선.백웅기 기자(bonjod@heraldm.com)


2008.10.03 (해럴드경제)